전생 이야기
그대는 광해 9년, 한 천민 가문에서 태어났소. 그대의 아버지는 떠돌이 광대였고, 어머니는 그가 만난 여인이었소. 그대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마을 마을을 떠돌며 자랐소. 그대의 첫 학교는 광대패의 무대였고, 그대의 첫 책은 사람들의 얼굴이었소. 다섯 살에 그대는 줄을 탔소. 어른들이 그대를 가르치며 말했소. "줄 위에서는 떨면 죽는다. 떨지 마라." 그대는 떨지 않는 법을 일찍 배웠소. 일곱 살에 그대는 탈춤을 배웠소. 양반탈, 노승탈, 각시탈 — 그대는 그 모든 탈을 쓰고 사람을 풍자했소. 어른들의 세상에 어린 그대가 어떻게 그렇게 잘 어울렸는지, 어른들조차 놀랐소. 열 살이 되던 해, 그대는 처음으로 양반 앞에서 놀이를 했소. 그대의 풍자는 날카로웠고, 그대의 춤은 자유로웠소. 양반은 처음에는 분노했으나, 곧 웃었소. 그대는 그날 광대의 무기를 알았소. 풍자는 칼이지만, 웃음으로 감춘 칼이었소. 열다섯에 그대는 자신의 작은 패를 가지게 되었소. 그대를 따르는 어린 광대 셋이 있었소. 그대들은 함께 팔도를 누볐소. 한 마을에서 며칠 머물고, 사람들을 웃기고, 약간의 곡식을 받아 다음 마을로. 그대들의 삶은 가벼웠으나, 그 안에 깊이가 있었소. 스물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시골 마을에서 한 처녀를 만났소. 좌판 주인의 딸이었소. 그녀는 그대의 줄타기를 보고 한참을 박수쳤소. 그 박수에 그대의 마음이 흔들렸소. 그대는 그 마을에서 더 머물고 싶었으나, 광대는 한 곳에 머물 수 없었소. 그대는 떠났고, 다시 돌아오지 못했소. 스물다섯이 되던 해, 그대는 한양의 큰 잔치에 초청받았소. 양반들의 잔치였소. 그대는 그 자리에서 가장 날카로운 풍자를 보였소. 가난한 백성을 잊고 부귀만을 좇는 양반들에 대한 풍자였소. 양반들은 처음에는 웃었으나, 곧 자신을 풍자하는 것임을 알고 분노했소. 그대는 그 자리에서 매를 맞을 뻔했으나, 한 양반이 그대를 변호했소. "광대는 임금도 풍자한다. 그것이 광대의 길이다." 서른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양반의 후원을 받게 되었소. 그 양반은 진정한 예술을 알아본 사람이었소. 그대는 그 양반의 도움으로 자신의 패를 키웠소. 줄타기, 탈춤, 판소리 — 그대들의 공연은 점점 정교해졌소. 그러나 그대는 변하지 않았소. 풍자의 칼은 여전히 날카로웠소. 서른다섯이 되던 해, 그대의 가장 슬픈 일이 있었소. 그대의 가장 친한 동료가 줄을 타다가 떨어져 죽었소. 그날 밤 그대는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울었소. 그대가 평생 웃음을 팔았으나, 그날만은 그 웃음의 뒤가 보였소. 그대의 한 사람의 동료의 후손은 평생 그 광대를 기억했소. 마흔이 되던 해, 그대는 큰 줄타기 공연을 했소. 한양의 광장에서, 수천 명이 모였소. 그대는 그날 가장 높은 줄을 탔소. 평소보다 더 위험했소. 그러나 그대는 떨지 않았소. 줄 위에서 그대는 자유로웠소. 그러나 그날, 그대는 떨어졌소. 단 한 번의 실수였소.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소. 그대는 의식이 가물가물했소. 마지막 순간, 그대는 미소 지었소. 그것은 그대의 마지막 풍자였소 — 광대는 죽는 순간에도 웃는다는 것을. 그대의 패는 그대의 죽음 후 흩어졌소. 그러나 그대의 풍자와 그대의 줄타기는 마을마다 전해졌소. 사람들은 광대 한 사람을 기억했소. 그가 권력자도 풍자했고, 그가 자신도 풍자했다는 것을. 나는 웃지만, 너는 그 뒤를 보지 마라 — 그것이 그대의 마지막 말이었소. 광대의 웃음 뒤에는 깊은 슬픔이 있다는 것을, 그대는 평생 알았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보였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