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이야기
그대는 한 마리 토끼로, 강원도의 한 산 중턱에서 태어났소. 그대의 어미는 흰 토끼였고, 그대들 형제는 다섯 마리였소. 토끼의 새끼는 어미를 따라 작은 굴 속에서 살았소. 어린 시절 그대의 첫 풍경은 흙 냄새와 어미의 따뜻한 털이었소. 한 달이 되었을 때, 그대는 처음으로 굴 밖으로 나갔소. 풀이 무성했고, 햇빛이 따뜻했소. 그대는 풀을 처음 먹었고, 토끼의 평생의 음식이 무엇인지 알았소. 풀, 풀, 그리고 풀. 가끔은 작은 열매. 토끼는 단순한 짐승이었소. 두 달이 되었을 때, 그대는 처음으로 도망쳐야 했소. 한 매가 하늘에서 내려왔소. 형제 한 마리가 잡혔소. 그대는 굴 속으로 도망쳤소. 그날 어미가 그대들에게 말했소. "토끼는 빠른 것이 전부다. 빠르면 살고, 느리면 죽는다." 한 살이 되던 해, 그대는 자신의 영역을 만들었소. 토끼는 작은 영역에 살았소. 그러나 그대는 그 영역의 모든 길을 알았소. 어떤 굴이 안전한지, 어떤 풀이 맛있는지. 그것이 토끼의 학문이었소. 두 살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짝을 만났소. 같은 산의 다른 토끼였소. 토끼는 짝을 짓고 곧 새끼를 두었소. 토끼의 새끼는 빨리 자랐소. 한 해에 여러 번 새끼를 두었소. 토끼는 그렇게 빨리 살고 빨리 늘어났소. 세 살이 되던 해, 큰 사냥이 있었소. 마을 사람들이 산을 둘러쌌소. 토끼들이 많이 잡혔소. 그러나 그대는 잡히지 않았소. 그대는 자기의 굴 속에 숨었고, 사냥꾼들이 떠난 후에야 나왔소. 그대의 영리함이 그대를 살렸소. 다섯 살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어린 무당을 만났소. 그 무당은 그대를 보고 한참 있다가 말했소. "그대는 달의 토끼다. 달에서 떡을 찧는 그 토끼." 그대는 그 말의 뜻을 알지 못했소. 그러나 그날 이후 그대는 자기를 다른 토끼와 다르다고 느꼈소. 일곱 살이 되던 해, 한 양반가의 자제가 그대를 잡으려 했소. 그자는 그대를 자기 집의 정원에 두려 했소. 그러나 그대는 그자보다 빨랐소. 그자는 한참을 따라왔으나, 결국 포기했소. 그자는 마을로 돌아가서 말했소. "그 토끼는 달에서 온 것 같다. 사람의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여덟 살이 되던 해, 그대는 큰 폭우를 만났소. 그대의 굴이 물에 잠겼소. 그대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했소. 산 위에서 그대는 한 작은 동굴을 발견했소. 그곳은 안전했소. 그러나 그대의 짝은 그 폭우에서 떠났소. 토끼의 짝은 짧았소. 열 살이 되던 해, 그대는 마을에서 가장 영리한 토끼로 알려졌소. 사람들은 그대를 잡으려 했으나, 한 번도 잡지 못했소. 그대는 그들의 함정을 알았고, 그들의 발자국 소리를 알았소. 그대는 그들보다 영리했소. 열셋이 되던 어느 봄, 그대는 마지막 새끼들을 두었소. 그 새끼들이 자라 떠났을 때, 그대는 자기 굴로 돌아갔소. 그대도 늙었소. 열다섯이 되던 어느 가을, 그대는 자기 굴 속에서 조용히 떠났소. 토끼는 죽음을 숨긴다 했소. 그대도 그러했소. 마을 사람들은 그대가 사라진 것을 알았으나, 그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소. 사람들은 그대가 달로 돌아갔다 했소. 달의 토끼처럼. 그대의 후손들은 그 산에 많이 살았소. 그들 중 몇몇은 그대처럼 영리했소. 사람들은 영리한 토끼를 보면 그대의 후손이라 했소. 달 위에서 떡방아를 찧으며 별을 본다 — 그것이 그대의 평생이었소. 그대는 작고 단순한 짐승이었으나, 그 안에 영리함이 있었소. 그대의 영혼은 지금도 어느 달밤에, 작은 토끼의 모습으로 떡방아를 찧고 있을 것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