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이야기
그대의 출생은 비밀이었소. 광해 2년 어느 날, 한 작은 산골 마을에 한 노인이 갓난아이를 안고 나타났소. 그 노인은 천기를 읽는 자였고, 그 아이가 그대였소. 그대의 부모는 누구인지 끝내 알 수 없었소. 다만 그 노인이 그대에게 말했소. "너는 별이 보내준 아이다." 다섯 살에 그대는 처음으로 별의 말을 들었소. 마당에 누워 별을 바라보다가, 그대는 갑자기 한 별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을 들었소. "너는 우리를 읽을 자다." 그날 이후 별들은 그대에게 말을 건넸소.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그 말을, 그대만 들었소. 열 살이 되던 해, 그대의 양아버지인 그 노인이 떠났소. 마지막 날 밤, 노인은 그대에게 한 권의 낡은 책을 주었소. 그것은 천문서였으나, 일반 천문서가 아니었소. 별의 움직임을 통해 천명을 읽는 비서(祕書)였소. 노인은 말했소. "이것은 나도 다 읽지 못했다. 너는 이것을 다 읽어야 한다." 열다섯이 되던 해, 그대는 처음으로 한 사람의 운명을 보았소. 마을 한 노인이 자신의 아들의 운명을 물어왔을 때, 그대는 별을 한참 보다가 답했소. "그는 큰 시련을 만나리이다. 그러나 그 시련을 넘으면 큰일을 하리이다." 사흘 후 그 아들이 큰 사고를 당했소. 그러나 살아남았소. 십 년 후, 그가 마을의 의원이 되었소. 스물이 되던 해, 그대의 이름이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소. 사람들은 두려워하면서도 그대를 찾아왔소. 그대는 누구의 운명이든 정확히 보았으나, 함부로 말하지 않았소. 운명을 안다고 그것을 다 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일찍 배웠기 때문이오. 스물다섯이 되던 해, 한 사신이 그대를 찾아왔소. 임금의 명이라 했소. 임금이 그대의 명성을 듣고 부른 것이오. 그대는 한양으로 갔소. 임금 앞에서 그대는 별을 보았고, 그대는 무거운 말을 했소. "전하의 길은 험하리이다. 그러나 전하께서 백성을 사랑하면, 그 길은 빛이 있을 것이오." 임금은 그 말의 뜻을 한참 후에야 알았소. 서른이 되던 해, 그대는 다시 산골로 돌아갔소. 한양의 권력자들이 그대를 자신들의 도구로 쓰려 했고, 그대는 그것을 견딜 수 없었소. 그대는 별만 보고 살고 싶었소. 사람의 정치에 휩쓸리고 싶지 않았소. 서른다섯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작은 신당을 차렸소. 그곳에서 그대는 가난한 자도, 부유한 자도 똑같이 만났소. 그대의 삯은 한 끼 식사면 충분했소. 별을 읽는 것은 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라는 것이 그대의 신념이었소. 마흔이 되던 해, 그대는 자신의 운명을 보았소. 그대는 자신의 죽음의 날까지 정확히 알았소. 그대는 두려워하지 않았소. 다만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도왔소.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기에, 그대는 더 정성껏 별을 읽었소. 마흔다섯의 그 봄날, 그대는 자신이 본 그 날에 떠났소. 그대는 신당의 마당에 누워, 마지막으로 별을 바라보았소. 별들이 그대에게 말했소. "이제 이리 오너라." 그대는 미소 지었소. 그대의 마지막 말은 "별의 움직임 속에 천명이 있다"였소. 그대의 신당은 후일 작은 사당이 되었소. 사람들은 그대를 천기를 읽었던 신비의 존재로 기억했소. 그대가 남긴 천문서는 한 제자에게 전해졌고, 그 제자가 또 다른 제자에게 전했소. 그러나 그대만큼 별의 말을 깊이 들은 자는 다시 없었소. 그대는 별과 인간 사이의 다리였소. 외로운 길이었으나, 별들이 그대의 친구였소. 지금도 어느 밤하늘에서, 한 별이 유난히 빛나고 있다면 — 그것은 어쩌면 그대의 영혼일지 모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