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이야기
그대는 한 마리 늑대로, 강원도의 깊은 산속에서 태어났소. 그대의 어미는 검은 회색의 늑대였고, 아비는 그대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떠나고 없었소. 그대는 어미와 형제 셋과 함께 굴 속에서 자랐소. 어린 시절 그대의 첫 풍경은 어둠과 어미의 따뜻한 털이었소. 세 달이 되었을 때, 그대는 처음으로 굴 밖으로 나갔소. 햇빛이 눈부셨고, 바람이 차가웠소. 어미는 그대들에게 사냥을 가르쳤소. 토끼를 쫓는 법, 사슴의 흔적을 읽는 법, 그리고 인간을 피하는 법. 늑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곰도 호랑이도 아니라 인간이라고 어미는 가르쳤소. 여섯 달이 되었을 때, 형제 한 마리가 사냥꾼의 덫에 걸려 죽었소. 그대는 그날 처음으로 죽음을 보았소. 어미는 한참 동안 죽은 새끼 곁에 있다가, 마침내 일어나서 그대들을 데리고 자리를 옮겼소. 슬픔은 살아남은 자의 몫이라는 것을 그대는 어렸을 때 알았소. 한 살이 되던 해, 그대는 무리에 합류했소. 무리는 일곱 마리였고, 우두머리는 늙은 수컷이었소. 그곳에서 그대는 사회의 법칙을 배웠소. 위계, 협력, 충성. 무리 사냥은 혼자 사냥과는 달랐소. 함께라야 더 큰 사슴을 잡을 수 있었소. 두 살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암컷에게 마음이 갔소. 그러나 우두머리가 그녀를 차지했소. 늑대 사회에서 우두머리만이 짝을 가질 수 있었소. 그대는 무리를 떠나기로 했소. 떠나는 자는 외로웠으나, 그대는 자신의 자유를 더 사랑했소. 세 살부터 그대는 혼자 살았소. 한 마리 늑대로. 산속에서 그대는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었소. 사냥도 혼자 했고, 잠도 혼자 잤소. 외로웠으나, 그것이 그대의 길이었소. 그대는 매일 밤 달을 보며 울었소. 그것이 그대의 노래였소. 누구에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노래였소. 다섯 살이 되던 해, 그대는 또 다른 외로운 늑대를 만났소. 암컷이었소. 그녀도 무리를 떠난 자였소. 두 사람은 잠시 함께 했소. 두 마리의 새끼를 두었으나, 어미가 사냥 중 산악인의 총에 맞아 떠났소. 그대는 새끼들을 키웠소. 어미 없이. 새끼들이 자라 떠난 후, 그대는 다시 혼자가 되었소. 그대는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소. 사람의 흔적이 닿지 않는 곳까지. 그곳에서 그대는 평화를 찾았소. 사냥꾼도, 다른 늑대도 없는 곳. 오직 그대와 산과 달뿐이었소. 여덟 살이 되던 해, 그대의 다리가 점점 무거워졌소. 늙음이 시작된 것이오. 그러나 그대는 여전히 사냥했소.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한 마리의 사슴, 한 마리의 토끼. 그것으로 충분했소. 열한 살이 되던 어느 겨울, 그대는 마지막 사냥을 갔소. 깊은 눈 속에서 그대는 한 마리 사슴을 따라갔소. 그러나 그날 그대의 다리가 더 이상 따라가지 못했소. 그대는 멈췄소. 사슴은 도망갔고, 그대는 눈 위에 누웠소.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 있었소. 그대는 마지막으로 한 번 길게 울었소. 그것이 그대의 마지막 노래였소. 그대는 눈을 감았소. 다음 날 아침, 한 사냥꾼이 그대를 발견했소. 그러나 그대를 쏘지 않았소. 그대가 이미 떠났음을 알았기 때문이오. 사냥꾼은 작은 돌을 그대 위에 쌓아주고 떠났소. 그대는 외로운 자였소. 그러나 그 외로움 속에 자유가 있었소. 무리 속에서 보호받는 것보다, 혼자서 자기만의 길을 가는 것을 선택한 자였소. 그대의 노래는 지금도 어느 산속에서,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들릴지 모르오. 한 마리 외로운 늑대의 노래로.




